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1일 경기북부상공회의소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위한 협력을 요청하는 한편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기업가정신을 강조했다. 김동연 지사는 이날 “새해 첫 기자회견을 북부특별자치도를 주제로 했다. 경기도는 비전과 발전계획을 만들고 주민간담회와 토론회, 여론조사, 중앙정부에 주민투표 의뢰 등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며 “이것은 불가역적이다. 뒤로 돌아갈 수가 없다. 이제까지 했던 일들은 차곡차곡 좋은 자산이 되고 있다. 경기도북부특별자치도 설치에 함께 힘을 모아달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또 경제위기 속에서 중요한 두 가지로 ‘정책’과 ‘기업가정신’을 꼽으며 “정책과 관련해서 경기도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올해는 그 방향에 속도를 더 붙이겠다”면서 “경기도 예산 증가율이 올해 6.8%에 이른다. 중앙정부 증가액의 거의 2.5배를 늘렸다. 이를 통해 경기를 진작시키고 소상공인, 경제인 여러분들이 마음껏 뛸 수 있도록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기업가정신과 관련해서는 “어떤 기업인들에게는 위기가 기회다. 어려운 상황을 잘 활용하셔서 도약하셨으면 좋겠다. 생존의 문제에 부딪치는 경제인과 기업인들도 제법
경기도가 올해 반도체·바이오·모빌리티·인공지능(AI) 등 미래첨단분야 인재 약 6천 명을 양성해 산업경쟁력을 강화한다. 작년 예산 37억 대비 3배 정도인 11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는데, 6천 명은 지난해 양성한 2,500여 명보다 2배 이상 많은 목표다. 급격한 기술변화로 인한 첨단산업의 인력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전문·현장인력 교육 등 총 17개 사업을 추진한다. 산업별로 살펴보면, 반도체산업에서는 지난해보다 300명 증가한 1,300명 인재 양성을 목표로 교육을 진행한다. 주요 내용은 도내 모든 대학에서 우수한 반도체 전문인력을 양성할 수 있도록 ▲반도체산업 전문인력 400명을 양성하고 별도로 반도체 교육장비를 도입 지원 ▲도내 전문대생과 특성화고교생 70여 명 대상 나노기술 전문인력 양성 추진 ▲국비사업인 한국반도체아카데미 지원사업에 도비 6억 원을 신규 매칭, 연간 150명의 인력을 추가로 양성해 매년 800명 양성 등이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올해 1,500명의 신규 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산업계에서 요구하는 현장 중심의 바이오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R&D 연구인력 중심의 석·박사급 고급 인력 500명 양성 과정을 신설하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광교테크노밸리를 찾아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의 바이오단지를 광교에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동연 지사는 8일 수원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경기바이오센터에서 박광온 국회의원, 광교테크노밸리 입주기업, 바이오 전문가 및 기업인 등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미래·바이오산업 활성화를 위한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김동연 지사는 “아주대 총장시절부터 광교에 바이오 클러스터를 만들었으면 하는 구상을 했는데 그 꿈이 현실에 가까워진 것 같아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면서 “경기도 바이오산업이 광교, 시흥, 고양과 성남과 화성으로 나뉘어 일을 진행하고 있는데 광교테크노밸리는 5곳을 묶는 거점이다. 광교에 바이오 스타트업(새싹기업)이 둥지를 틀 수 있게끔 개발해서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바이오단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광교테크노밸리가 경기도와 대한민국을 넘어서 국제적으로도 가장 모범이 되고 선도할 수 있는 바이오산업 단지가 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내서 거대한 역사를 이뤄내도록 하자”고 덧붙였다. 자리를 함께 한 박광온 의원도 “광교테크노밸리 중심의 바이오산업이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가 될 것”이라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확실하게 지원해야
경기도가 여주시 월송동에 위치한 ‘여강한글정원’과 양평군 강상면에 위치한 ‘스튜디오 정원’을 경기도 제4호, 제5호 민간정원으로 등록했다고 8일 밝혔다. 민간정원은 ‘수목원·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른 정원 종류 중 하나로, 법인·단체 또는 개인이 조성해 운영하는 정원을 말한다. 도는 지난해 1월 정원산업과 신설 이후 총 5개 민간정원을 등록하며 수도권 민간정원 등록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여주 ‘여강한글정원’과 양평 ‘스튜디오 정원’은 민간정원 등록 기준인 녹지면적 40% 이상을 확보했고 주차장, 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갖췄으며 정원 품질과 관련법 등을 검토한 후 경기도 민간정원으로 등록됐다. 여주 ‘여강한글정원’은 2,371㎡ 규모의 여주시산림조합이 조성한 정원으로, 한글과 조화롭게 디자인한 조각보 형식의 정원은 일반적인 정원과는 다른 특색을 가지고 있다. 정원교육센터, 정원용품 판매장과 연계되어 다양한 정원문화를 접해볼 수 있는 정원이다. 양평 ‘스튜디오 정원’은 2,380㎡ 규모의 개인소유 정원으로, 정원시설물, 조형물을 직접 디자인해 민간정원에서만 볼 수 있는 개성이 있으며, 주변 자연경관과 이질감 없이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공간을
경기도가 경기도평생학습포털 ‘지식’(GSEEK)에서 활동할 ‘도민 온라인 강사’를 1월부터 4월까지 분야별로 공개 모집한다. 올해 모집 일정 및 분야는 ▲1월 5일부터 2월 23일까지 시니어(노년층)를 위한 운동법, 비즈니스(업무용) 영어, 마음챙김 명상법, 수제 술 만들기 ▲2월 23일부터 4월 12일까지 디자인 툴(도구) 활용하기, 떡 만들기, 토퍼 만들기, 이색 반려동물 키우기(파충류, 어류 등) 등이며, 모집 시작일 현재 경기도민이면 누구나 개인 또는 팀 단위로 지원할 수 있다. 지원 방법은 경기도 지식 누리집(www.gseek.kr) 상단 ‘더 보기’ 메뉴에서 ‘도민 온라인 강사 신청’을 선택 후 지원서 서식을 내려받아 작성하고, 강의 소개를 담은 3분 내외 동영상과 함께 압축파일로 제출하면 된다. 제출된 지원서와 영상을 바탕으로 심사를 거쳐 3월과 5월 도민 온라인 강사를 최종 선발한다. 도는 매년 도민 온라인 강사를 선발하고 있다. 지난해는 65명 지원자 중 실내 텃밭 가꾸기, 발레, 발효음식 등 분야의 도민 온라인 강사 8명을 선발했다. 도민 온라인 강사로 선발되면 교육콘텐츠 기획, 스피치(화법) 교육, 강의 전략등 현직 전문강사의 지도를 받은
경기도가 비영리민간단체의 자발적 성장을 지원하고 공익활동 증진을 도모하기 위한 ‘2024년 비영리민간단체 공익활동 지원사업’ 참여 단체를 공모한다. 지원 단체에 선정되면 500만~3천만 원까지 사업비를 받을 수 있다. 지원 대상은 공고일(2024년 1월 5일) 기준 경기도에 등록된 비영리민간단체로 지원사업은 ▲시민사회발전 및 사회통합 ▲혁신경제 및 공정사회구현 ▲평화협력 및 국가안보 ▲사회복지 ▲문화관광 및 체육진흥 ▲환경보전 및 자원절약 ▲교통 및 안전 등 7개 분야다. 신청 희망 단체는 오는 26일 오후 6시까지 지방보조금시스템(보탬e, www.losims.go.kr)을 통해 온라인으로 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선정 기준은 단체역량, 사업내용, 예산의 타당성 등으로 경기도 공익사업선정위원회에서 종합적으로 심의해 3월 말 최종 선정한다. 전년도 사업평가 결과 상위 우수단체나 2023년 경기도 민관협치형 주민참여예산에 제안사업으로 채택된 단체는 가점을 받을 수 있다. 사업 설명회는 경기도 공익활동 지원센터 누리집(www.gggongik.or.kr)을 통해 영상자료로 진행한다. 지원절차, 구비서류, 선정절차와 사업신청서 작성법 등 사업 전반에 대한 설명이 담겨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국내 한 여론조사 기관이 실시한 전국 광역자치단체장 직무 평가에서 58%의 긍정 평가를 받았다. 특히 김동연 지사는 전국 시도지사 중 부정 평가가 가장 낮았으며 연령대나 정치적 성향과 관계없이 고르게 좋은 평가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2023년 하반기 광역자치단체장 직무수행 평가’에 따르면 갤럽은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6개월간 전국 유권자 2만 1,030명에게 거주 지역 시도지사가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는지 물었다. 경기도의 경우 5,500명이 응답했으며 김동연 지사는 ‘잘하고 있다’ 58%, ‘잘못하고 있다’ 17%, ‘어느 쪽도 아니다’ 5%, ‘모름/응답거절’ 19%로 잘하고 있다는 시각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16개 시도지사(세종시는 응답자가 적어 제외) 직무수행 평가 평균은 ‘잘하고 있다’ 51%, ‘잘못하고 있다’ 29%다. 특히 김동연 지사의 부정 평가(17%)는 16개 시도지사 중 가장 낮았다. 성별로 ‘잘하고 있다’는 남성 61%, 여성 56%였으며 연령별로는 18~29세 60%, 30대 51%, 40대 65%, 50대 62%, 60대 56%, 70대 이상 53%를 차지했다. 성향별
경기도의 부동산 정보 누리집 ‘경기부동산포털(gris.gg.go.kr)’의 2023년 조회수가 2022년에 이어 2년 연속 1억 건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부동산포털(gris.gg.go.kr)의 조회수는 1억 300만여 건으로 2022년 1억 1천500만 건에 이어 두 번째로 1억 건을 넘었다. 도는 지난해 이용자들의 편의개선을 위해 10개의 신규 콘텐츠 개발과 4건의 기능개선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신규 콘텐츠는 ▲주소정보시설 안전신문고 구축 ▲행정구역(통반) 지도 구축 ▲2022년 항공사진 갱신 ▲경기부동산포털 앱 경량화 ▲공유재산 관리 기능 구축 ▲부동산 계약 점검사항 콘텐츠 개발 ▲국지도/지방도 정책지도 ▲소규모 주택정비사업 정책지도 ▲공인중개사법 개정 콘텐츠 구축 ▲기획부동산 및 토지거래 허가 콘텐츠 구축 등이다. 기존에 제공하던 ▲로드뷰 위치 및 지도 영역검색 기능 ▲공간정보시스템 및 운영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드론스페이스 개선 및 아파트 단지 보고서 ▲나만의 지도는 전년 대비 기능을 개선했다. 이 가운데 부동산 계약 점검사항 콘텐츠 개발은 관심 주택의 주변시세 또는 계약 전·후 확인해야 할 사항, 임대(전세) 보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께 새해 인사 드립니다. 2023년, 경기도는 도민 여러분과 함께했습니다. 경제 활성화를 위한 재정의 역할을 대폭 확대했습니다. 임기 내 100조 투자유치를 목표로 전 세계와 협력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 대응에서 대한민국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겪고 있는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경기도는 정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갑진(甲辰)년 새해에는 방향에 속도를 더하겠습니다. 1,400만 도민 여러분과 함께 가겠습니다. 경기도가 변하면 대한민국이 바뀝니다. 2024 새해에도 도민 여러분과 함께 뛰겠습니다. 한분 한분 모두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경기도지사 김동연 드림
경기도가 2024년 1월 1일자 실국장 이상 고위직 정기인사를 28일 단행했다. 민선8기에서 강조해 온 성과와 능력 중심의 인사운영 방침을 이번에도 적용한 것으로, 연공서열과 직렬을 파괴하면서 파격적 발탁 인사로 주요 현안 직위에 전진 배치했다. 도는 경기경제자유구역청장(1급)에 최원용 평택부시장을, 안전관리실장(2급)에 김능식 복지국장을 임명했다. 3급 국장급은 문화체육관광국장에 이종돈 국장, 농수산생명과학국장에 공정식 국장 등 7명을 전보 발령하고, 정책기획관에 최혜민 디지털혁신과장, 도시재생추진단장에 정종국 주택정책과장, 평생교육국장에 박근균 국제경제협력과장, 경기북부특별자치도추진단장에 강현석 인사과장을 발탁 승진했다. 북부청에서는 조장석 기획예산담당관도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이번 국장급 중에서 보건환경연구원장은 처음으로 공모 직위로 지정해 공개면접 절차를 통해 권보연 북부지원장을 적임자로 선발했다. 한편, 도는 시군과의 협력체계를 강화해 동반성장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우수자원을 대거 시군 부단체장으로 전출했다. 2급 부단체장으로 ▲화성부시장 손임성 ▲남양주부시장 홍지선 ▲평택부시장 임종철 ▲파주부시장 김진기(유임, 2급 요원) ▲김포부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다가오는 새해를 ‘민선 8기 시즌2’로 정의하고 경기북부특별자치도설치, 경기RE100 등 역점사업들을 흔들림 없이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김동연 지사는 27일 도청 다목적회의실에서 ‘도정 열린회의’를 열고 “민선 8기의 지난 1년 반을 시즌1이라고 생각하며, 앞으로 남은 1년 반 정도를 시즌2라고 생각한다”면서 “이제 시즌2의 길을 흔들림 없이 아주 담대하게 가겠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이어 “탄소중립 등에 대해 역행하는 중앙정부의 파도·쓰나미를 넘기 어려울 텐데 경기도만이라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면서 “적어도 기후변화 대응과 RE100 관련해서는 경기도가 대한민국의 망명정부라고 생각한다. 든든한 보루로서 기후정책을 확고하게 추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에 대해서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 지사는 “경기도가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다. 중앙정부에서 경기도의 주민투표 요청에 대해서 답이 없는 것에 대해서 다시 한번 강력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면서 “새해 초에 북부특별자치도에 대한 경기도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겠다. 분명한 사실은 중앙정부의 반응이 어쨌든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이라는 것이다”라고 강
고급주택을 취득하고도 중과세를 피하기 위해 일반세율로 축소신고하는 등 지방세 신고납부에 대한 법령 위반사례가 경기도와 시군 합동조사로 다수 적발됐다. 경기도는 지난 2월부터 11월까지 군포시, 수원시, 용인시 등 9개 시군과 지방세 합동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도는 이번 조사에서 세금을 과소신고하거나 감면받은 부동산을 부당하게 사용하는 등 1만1천여 건의 법령 위반사례를 다수 적발해 누락된 세금 320억 원을 추징했다. 또 상습체납자에 대해 급여·매출채권 압류와 제2차납세의무자 지정 등 적극적인 체납처분을 실시해 체납액 5억 7천여만 원을 징수했다. 적발된 유형은 ▲감면 부동산 목적 외 부당사용 1,247건(추징액 176억 원) ▲고급주택 등 사치성 재산 및 과밀억제권역 내 법인의 부동산 취득세율 과소신고 164건(추징액 20억) ▲취득세 축소 및 미신고 6,153건(추징액 46억 원) ▲재산세 등 시세 착오 및 부과 누락 3,437건(추징액 78억 원)이다. 주요 적발 사례를 보면 납세자 A씨는 단독주택을 새로 짓고 정원까지 조성했다. 이는 고급주택에 해당해 취득세 중과세율 대상이지만 A씨는 일반세율을 적용해 취득세를 신고해 세금을 적게 냈다
지나보니 마음의 재산 고 희 숙 무엇을 담고 살았을까 까맣게 때가 낀 채 기억의 방에 차곡차곡 쌓여진 조각들 흑인지 백인지 마저도 희미한 빛바랜 시간들을 하나씩 꺼내 본다. 재사용할 것인지 아니면 소각해 버려야 하는지 봉투마다 이름을 달고 분리해 간다. 시작할 땐 말끔히 치우리라했는데 왠지 마음뿐이다. 이것도 저것도 차마 버릴 수가 없다 지나보니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슬픈 것도 기쁜 것도 마음의 재산 빛은 바랬지만 삶을 고스란히 채워준 지워지지 않는 발자국이었다.
아궁이의 소중한 추억 고 희 숙 흙내음과 나무향이 부등켜 안고 고향의 냄새로 부르는 그리운 옛집의 소중한 추억 부뚜막에 놓인 그을린 솥단지 정겨움이 묻어나는 정지간 구수한 밥 뜸 내음 노릇노릇 누룽지 맛이 그립다 아궁이에 장작불 지펴 밥 짓고 부지깽이로 남은 숯불 모아 입가에 검댕 묻혀가며 먹던 군고구마와 국자 속 달고나 잊을 수 없는 추억의 맛 이젠 돌이킬 수 없는 지난 맛이지만 아궁이 속 불씨처럼 꺼지지 않는 잔불로 남아 나의 삶을 조금씩 따뜻하게 익혀가고 있다.
지금이 좋다 고 희 숙 그 전엔 몰랐다 진짜 아무것도 몰랐다 삶이 무엇인지?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지... 그 전엔 안 보였다 봄볕에 흙덩이 밀쳐들고 올라오는 풀 한포기에 담긴 위대함도... 열심히 산 하루의 모퉁이에서 해넘이의 아름다움에 왜 눈물이 나는지도... 그냥 그런 줄만 알았다 중년인 듯 노년인 듯 60고개를 넘어 늦은 듯도 싶고 이른 듯도 싶은 나이... 부모님도 떠나고 아들, 딸 녀석도 제 살길 찾아가니 삶은 강물처럼 흘러가는 것인 줄... 조금은 보인다. 진한 생명력의 이름 모를 잡초에서... 힘겹게 주운 파지를 리어카에 실고 가는 할머니에게서 지금 어디쯤 와있고 또 어디로 가야 하는지... 어제의 사소함이 새롭게 다가오고 지나감이 소중함으로 다시 보여 지는 지금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지만 삶이 오롯이 익어가는 지금이 좋다.
지워지지 않는 발자국 고 희 숙 새벽부터 내린 비 대지를 적시고 세상의 더러움을 깨끗함으로 씻어내니 씻긴 내 마음에 그리움을 더 합니다 비가 내린 아침 어제의 발자국은 지워졌지만 마음에 각인된 그리움은 그 어떤 빗물에도 지워지지 않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유난히 빗소리가 좋음은 세상을 그 만큼 포용해 나가는 것이고 당신으로 인해 삶의 의미를 조금씩 넓혀가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도 빗길 위에 나만의 발자국을 그려 봅니다
추억은 정지된 인생 고희숙 흐르는 세월 속에 청춘은 멈춰지지 않고 고운 순간은 추억만 남기고 떠나 그리움이 영혼을 헤집어 울릴 때 잔주름 갈피에 서러움만 쌓여간다 늦지도 빠르지도 않게 똑같은 하루를 나눠먹는 시간인데 나의 시간은 어이 이리도 빨리 가나 정지된 영상으로 살아난 어제처럼 오늘도 또 다른 영상으로 재생되어 추억의 창고에 쌓이겠지. 그리움이 밀물처럼 밀려오는 날 한 장 한 장 꺼내어 웃음지어야 겠다.
이름이란 고 희 숙 누군가의 얼굴입니다. 누군가의 여정이 차곡차곡 쌓인 인생입니다. 이름만 생각해도 그 사람이 저절로 떠올려 지는 것은 이름 속에 사소한 기억까지도 저장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열살의 꼬마도 백세의 어르신도 이름만 들으면 살아온 만큼의 시간이 스르르 풀려나옵니다. 그 속에 당신의 모든 것이 담겨있으니 참으로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똥을 담으면 똥통이 되고 금은보화를 담으면 보석함이 됩니다. 똥을 담는 것도 금은보화를 담는 것도 자신의 몫입니다. 우리는 태어나서 혼자만의 소중한 이름을 받았기에 한걸음 옮길 때마다 이름을 키워가야 합니다. 오늘도 노을은 아름답게 저물어가지만 내일도 모레도 누군가의 가슴에 아름답게 각인될 이름을 그려 봅니다.
창문 투명한 너를 보면 욕심의 때가 덕지덕지 붙은 것 같아 왠지 부끄럽고 한없이 작아진다. 넌 돌팔매에 부서지고 깨어져도 침묵을 지키는데 지나가는 말 한마디에도 힘겨루기 하듯 촉각을 세운다. 길 잃은 폭풍도 따뜻이 안아 넉넉한 햇살의 품으로 돌려보내는데 하나도 둘도 바깥바람으로 돌리며 가슴에 스스로 상처를 준다. 길이 보이지 않는 밤이면 반짝이는 별 그림자로 다리를 놓아 엄마 품속으로 이끄는 넌 낮에도 밤에도 나를 이끄는 등불이다.
겨울나무 고희숙 흰눈은 봄이 아직 멀리 있다 말하지만 나무가 겨울을 참아내는 것은 저만큼 봄이 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겨울나무처럼 기다림을 아는 사람은 지난 시간도 지난 세월도 원망하지 않는다. 다만 또 한번의 시작을 기다릴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