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과 주점 등이 밀집되어 있는 광명시의 대표적 유흥거리인 철산상업지구 한가운데서 특이한 문화행사가 개최되었다. 6월 11일 광명시 철산상업지구 한가운데 위치한 갤러리 앨리스(관장 조운희)에서 올 해로 세 번째를 맞는 대한민국 아름다운 부채전 오프닝 행사가 열렸다. 전국 각지의 작가들이 참여하는 이 부채전시회가 특이한 것은 많은 작가가 참여하는 다양한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는 것뿐만 아니라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자선전시회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14년 3월 문을 연 갤러리 앨리스는 매년 자선부채전을 열고 이를 통해 조성된 수익금으로 광명시의 어려운 편부가정과 독거노인 그리고 방학중 결식아동을 지원하는 사업을 해 오고 있다. 세번째를 맞는 올해 전시회에서는 철산2동에 위치한 철산복지관과 함께 방학중 결식아동을 지원하는데 수익금을 사용할 예정이다.
계속되는 경기침체 여파로 어려운 계층은 그 영향을 고스란히 받고 있는데 특히 자라나는 학생들에게는 훨씬 더 치명적이다. 각급학교의 점심급식은 어느정도 해결되었다 해도 저녁을 거르는 학생들이 많은 상화에서 방학이 되면 점심마저 해결하기 어렵게 된다. 이들을 지원하는 독지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작은 노력으로 지역내에 방학 중 점심을 거르는 학생들이 없게 한다면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다.
전시회는 모두 73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169점의 부채와 회화작품으로 구성되는데 광명지역에서는 이주형 한국미협 광명지부장을 비롯 25명의 작가가 참여하고 있다. 부채작품은 나비부채, 반구부채, 합죽선, 방형부채 등으로 크기와 형태면에서 다양한 작품이 선뵈고 있다. 전시는 7월 7일까지 열릴 예정이며 7월 1일에는 기념식을 겸한 수익금 전달식이 있을 예정이다.
본래 더위가 시작되는 단오즈음에 임금님이 부채를 하사하고 백성들도 서로 부채를 선물한다는 단오선(端午扇)의 풍습이 오래전부터 내려왔다면 각종 편의 문명이 발달된 현대에서는 문화적이고 사회적인 행위로 그 의미가 거듭난다고 볼 수 있다.
간혹 전시장을 찾아 ‘이렇게 비싼 부채를 어떻게 들고 다니겠느냐?’고 묻는 관람객들게 이렇게 대답한다. ‘전시된 부채들은 일용생활용품이라기 보다는 미술작품이기 때문에 소장의 의미가 더 큽니다. 그동안 보답해 드리지 못했던 고마운 분들게 선물한다면 그 가치가 배가 될 것입니다.’ 부채는 선물의 의미가 더 강렬하다.
무더운 여름. 이웃을 위한 마음을 답아 예술작품도 감샇아고 부채도 선물하는 뜻깊은 행사가 되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