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간 ‘개방형 직위제’를 통해 채‧임용된 경력자 가운데 공무원 비율이 절반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기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광명을)이 인사혁신처로부터 제출받은 ‘5년간(2015~2019년) 부처별 개방형 직위 임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개방형 직위를 통해 채용한 경력자 1731명 중 공무원은 880명으로 51%를 차지했다. 국가공무원법 제28조의 4항, 5항에 따르면 ‘개방형 직위’는 해당 기관의 직위 중 전문성이 특히 요구되거나 효율적인 정책 수립을 위해 공직 내부나 외부에서 적격자를 임용할 수 있으며 ‘공모 직위’는 공무원만 임용할 수 있게 돼 있다. 따라서 개방형 직위로는 외부의 민간 전문가를 뽑는 방향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양 의원의 주장이다. 45개 정부 부처별로도 개방형 직위 운영에 큰 차이를 보였다. 공무원 인사 주무부처인 인사혁신처와 여성가족부, 국가인권위원회,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는 지난 5년간 개방형 직위를 통해 채용한 민간인 비율이 100%를 기록했다. 반면 기획재정부는 39명 중 6명(15%), 외교부는 160명 중 34명(21%), 산림청 27명 중 6명(22%), 통계청 3
경기 광명갑 임오경 의원(더불어민주당/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 최근 10년간 도난된 우리나라 문화재 중 약 15.5%의 문화재만이 회수돼 문화재 보존 및 보호에 구멍이 뚫렸다고 밝혔다. 임오경 의원실이 문화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9년까지 도난된 우리나라 문화재는 10년간 총 1만 2,749건에 달하고 이 중 회수된 문화재는 1,972건에 불과했다. 종류별로는 국가지정문화재가 9건이 도난되어 2건이 회수됐고, 시·도지정문화재는 329건이 도난되어 5건만 회수됐으며, 비지정문화재의 경우 1만 2,411건이 도난되어 1,965건만 회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 도난문화재로는 조선 세종의 셋째 아들인 안평대군의 글씨인 ‘소원화개첩’(국보 제238호), 안중근 의사의 글씨(보물 제569-4호), 통일신라 흥덕왕 3년에 창건된 남원 실상사 백장암 석등의 보주(연꽃봉오리모양의 장식, 보물 제40호) 등이 있다. 도난문화재의 대부분은 사찰이나 특정 문중에서 소유하고 있는 고서적, 불상 등의 비지정문화재가 많고, 이와 같은 도난문화재들은 장기간 은닉된 상태로 공소시효(10년)가 경과된 후 은밀하게 유통되므로 회수에 어려움이 크다는 것이 문
60세 이상에 의한 강간·강제추행 등 성범죄가 지난 10년 새 3배 이상 늘어나면서 연평균 증가율이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은 14%를 기록했다. 또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 유형 중 ‘카메라 등 이용촬영’과 ‘성적목적의 다중이용장소 침입’ 행위는 같은 기간 매년 20%대의 급증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양기대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광명을)이 경찰청이 제출한 통계를 분석해 8일 내놓은 ‘지난 10년 성범죄 발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0년~2019년 10년 간 연령대별 강간·강제추행 성범죄의 경우 60세 이상은 2010년 926건에서 2019년 2981건으로 3.2배 늘어났다. 10년 간 연평균 증가율은 14.2%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았고, 이어 50대(8.8%)-20대(5.2%)-30대(2.1%)-40대(2.0%)-20세이하(1.0%) 등의 순이었다. 같은 기간 강간·강제추행 성범죄는 총 21만7590건(연평균 2만1759건)으로 매년 평균 4.4%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60세 이상의 성범죄자가 증가한 것은 우리 사회의 수명연장 및 고령화 현상에 따른 시대변화를 반영한 것으로 추정된다. 여성 대상
대법원이 공개한 ‘2020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민사사건은 475만 8651건이다. 수백만 건이나 되는 민사사건이 진행되는 가운데, 민사소송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2차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유명 아이돌로 활동하다가 최근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는 웨이(전 크레용팝)씨는 악플러에 대한 고소를 진행한 뒤 법원에서 발송한 가처분 결정 통지서를 받았다. 해당 통지서에는 원고와 피고의 주소지가 공개되어 있었다. 만약 피고가 보복행위를 가하려고 했으면 2차 피해의 위험성이 높은 상황이었다. 결국 피해자 본인이 이사를 결정하기에 이르렀다. 지난 2018년에는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성범죄피해자의 집주소와 주민번호 등을 가해자에게 보내는 법원을 막아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가해자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판결 결정문에 피해자의 연락처와 집주소, 주민등록번호 등이 기재되어 가해자에게 전달된 것이다. 당시 청원은 25만여 명이 참여했다. 피해를 구제 받고자 법적 절차를 이용한 국민이 오히려 해당 절차로 인해 2차 피해의 위험성에 노출되는 황당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하여 사법정책연구원은 민사소송 및 집행 절차에서 개인정보 보호
경기 광명갑 임오경 의원(더불어민주당/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 전 세계에서 한국어를 제1언어로 사용하는 인구는 총 7,730만 명으로 전 세계 14위(1.004%)라고 밝혔다. 임오경 의원실에서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은 세계의 각종 언어 관련 통계를 다루는 ‘에스놀로그(Ethnologue)’의 23판 자료(2020년 2월 발표)에 따르면 한국어 제1언어 사용인구는 7,730만 명으로, 1위 중국어, 2위 스페인어, 3위 영어, 4위 힌디어 등에 이어 13위 터키어 다음으로 14위를 기록했다. 또한 한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일부 재외동포를 포함한 제2언어 포함 한국어 사용인구는 7,940만 명으로 전 세계 22위로 나타났다. 한국어를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나라는 대한민국과 북한뿐이지만, 재미동포, 재일동포, 재중동포 등 전 세계의 동포 사회가 한국어 사용군이라고 할 수 있으며, 외국인 유학생과 해외 한류동호인들도 한국어 수요층이라고 볼 수 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한류와 우리 문화경제의 성장과 더불어 한국어에 대한 세계적 관심도가 증가했다는 판단으로 ‘한국어 확산계획(2020-2022)’을 발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대표적 한국어 보급 기관인 세종
지난 10년간 보이스피싱 범죄로 인한 누적 피해규모가 2조5천억원에 달했지만 환급률은 20%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범죄발생 건수도 지난 10년간 연평균 40% 이상 폭증세를 보이면서 누적 범죄건수가 20만건을 넘어섰다. 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기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광명을)이 경찰청과 금융위원회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지난 10년간 보이스피싱 범죄발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1년부터 2019년까지 보이스피싱으로 인한 누적 피해액이 2조2934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총 환급액은 5678억원에 불과해 돌려받지 못한 실제 피해금액이 1조7256억원이었다. 지난 9년간 평균 환급률은 고작 21.8%에 그쳤다. 누적 피해규모는 올 상반기까지 합치면 2조4511억원으로 2조5천억원에 육박했다. 같은 기간 범죄발생 건수도 폭증 양상을 나타냈다. 2010년부터 2019년까지 발생한 누적 범죄건수는 19만4894건으로 연평균 41.2%나 급증했다. 올 7월까지 발생한 범죄를 포함하면 21만3620건으로 20만건을 넘어섰다. 2019년 발생건수(3만7667건)가 2010년의 5455건에 비하면 무려 7배에 달할 정도로 보이스피싱 범죄는 기
최근 2년 8개월 동안 경기도 내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된 인원은 10만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기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광명을)이 6일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0년 8월까지 전국 음주단속에 적발된 인원은 37만1243명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경기도가 10만3435명(27.8%)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서울(4만1628명), 경남(2만7천118명) 등이 따랐다. 가장 적은 지역은 제주도로 7745명으로 확인했다. 특히 2018년 12월 음주운전 처벌 강화법인 ‘윤창호법’이 시행된 후인 2019년부터 2020년 8월까지 전국적으로 약 20만8183건의 음주운전이 적발됐다. 양기대 국회의원은 “윤창호법 시행 후에도 음주운전 적발 건수가 많다”고 지적하며 “음주운전은 자신과 다른 사람의 삶 뿐만 아니라 피해자 가족들의 삶도 완전히 무너뜨리는 행위이기에 제도적 보완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국 243개 광역·기초단체장 집무실 중 7곳이 법적 기준을 어긴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기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광명을)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지방자치단체 단체장 집무실 면적 현황’에 따르면 2019년 12월 31일 기준으로 광주광역시 본청, 서울 광진구, 인천 남동구·계양구·서구, 부산 동래구, 울산 북구 등 7곳이 법적 기준을 어겼다고 밝혔다. 행안부는 일부 기초자치단체장의 호화집무실 논란이 있자 2010년 광역단체장의 집무실은 165.3㎡, 기초단체장의 집무실은 99㎡ 이하로 제한하는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시행령을 개정했다. 초과면적 순으로 살펴보면 ▲인천광역시 남동구 91㎡ ▲인천광역시 계양구 39㎡ ▲울산광역시 북구 36㎡ ▲광주광역시 본청 19㎡ ▲부산광역시 동래구 16㎡ ▲인천광역시 서구 16㎡ ▲서울광역시 광진구 10㎡ 등이었다. 특히 인천광역시 남동구 자치단체장의 경우 기준면적보다 2배 가량 넓은 집무실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논란이 된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의 집무실은 기준면적을 준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집무실 내 침실 등 공간구성에 대한 별도 기준은 없어 이에 대한 논란은 여전한
최근 정부 합동 점검 결과 성범죄자 108명이 학교·학원·어린이집에서 일하다 적발된 것으로 밝혀져 공분을 산 가운데, 지난 2년간 취업자 및 취업예정자에 대한 성범죄·아동학대 범죄전력 미조회로 적발된 학원이 1,082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위원회 박찬대 의원(더불어민주당 인천연수갑)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2년간 시도별 학원 등 지도점검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올해 6월까지 성범죄·아동학대 범죄전력 미조회로 각 시·도 교육청에 적발된 학원은 총 1,082곳 이다. 년도 별로는 △2018년 489건 △2019년 448건 △2020년 6월 기준 145건으로 지난 2년간 꾸준히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 444건 △경기 233건 △부산 129건 △경남 65건 △대구 53건 △광주 50건 △인천 26건 △경북 19건 △충남 17건 △충북 12건 △전남,세종 10건 △대전 8건 △울산,전북 3건 △강원,제주 0건 이다. 현재 학원 등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의 장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과 ‘아동복지법’에 따라 각 시설에 취업자 또는 취업예정자에 대해 성범죄·아동학대 범죄전력 조회를 필수적으로 해야 하며
코로나19 감염경로를 조사하는 역학조사관이 경기도 내 31개 시·군내에는 단 28명인 것으로 확인돼 충원대책이 절실하다. 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기대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광명을)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경기도 31개 시·군 역학조사관 현황 및 교육훈련 이수 기간’ 자료를 분석한 결과 9월 초 현재 수원시 등 15개 시·군은 단 한 명의 역학조사관도 채용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5개 시군은 수원시 외에 고양시, 화성시, 평택시, 시흥시, 파주시, 김포시, 군포시, 하남시, 구리시, 포천시, 동두천시, 가평군, 과천시, 연천군 등이다. 또한 안양시, 의정부시, 의왕시, 양주시 등에는 각 2명의 역학조사관이, 성남시와 안산시, 오산시, 이천시, 안성시, 양평군, 여주시, 광명시 등에는 각 1명의 역학조사관이 일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용인시, 부천시, 남양주시, 광주시 등 4개 시·군에서는 각각 3명의 역학조사관이 채용됐다. 역학조사관은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현장에 나가 감염병 여부를 확인하고 경로를 조사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2일 0시 현재까지 경기도 내 코로나19 확진자만 총 4,424명으로, 전국 비율로 환산하면 1
경기 광명갑 임오경 의원(더불어민주당/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영화스태프 근로시간과 산업재해자료에 의하면 영화스태프들의 근로시간은 점차적으로 줄고 있으나 여전히 주52시간 근로보다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영화스태프의 1일 근로시간은 17년 12.2시간에서 18년 12.3시간, 19년 11.4시간으로 감소하고 있고 1주 근로일도 17년 5.53일, 18년 5.33일, 19년 5.29일로 감소하고 있다. 1일 야간근로시간과 1주 야간근로일도 점차 감소하고 있지만 주 52시간 근로보다는 아직 많은 수치다. 특히 최근 1년간 영화작업 중 사고를 경험한 경우는 21.6%가 있다고 응답했는데, 영화산업 현장에서 산업재해가 발생한 경우의 치료 및 보상은 제작사 비용 37.9%, 개인비용 및 개인보험 18.2%, 산재보험 16.8%, 사업주 민간보험 14.7%순으로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아직까지 제작사와 개인의 비중이 60%에 가까웠다. 이에 대해 임오경 의원은 “영화스태프들을 위한 영화산업 안전보건협의체 가동과 표준보수지침 마련에 문화체육관광부와 영화진흥위원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간 국내에서 발생한 화재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총 3024명이었고 그 가운데 가장 많은 사망피해가 발생한 장소가 ‘침실’로, 24%의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재사고 사망자 4명 중 1명 꼴이다. 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기대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광명을)이 소방청 제출 자료와 화재통계연감을 바탕으로 지난 10년간 화재사고 인명피해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 10년간 총 화재건수는 42만6521건(연평균 4만2652건)이었다. 이로 인한 사망자는 총 3024명(연평균 302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장소는 ‘침실’로 총 734명(비중 24.3%)인 것으로 조사됐다. ‘침실’ 다음으로는 ‘거실’ 450명(14.9%), ‘주방’ 204명(6.7%), ‘영업실(룸)’ 54명(1.8%), ‘객실(숙박용)’ 52명(1.7%) 등의 순으로 화재사고 사망자가 많았다. 지난 10년간 ‘발화지점별’ 화재발생 사망자 통계에서도 침실, 거실, 주방이 속한 ‘생활공간’에서의 사망자가 총 1629명으로 전체 사망자(3024명) 대비 54%로 절반을 넘었다. 또 같은 기간 화재가 발생한 ‘장소(시설)별’ 사망자
지나보니 마음의 재산 고 희 숙 무엇을 담고 살았을까 까맣게 때가 낀 채 기억의 방에 차곡차곡 쌓여진 조각들 흑인지 백인지 마저도 희미한 빛바랜 시간들을 하나씩 꺼내 본다. 재사용할 것인지 아니면 소각해 버려야 하는지 봉투마다 이름을 달고 분리해 간다. 시작할 땐 말끔히 치우리라했는데 왠지 마음뿐이다. 이것도 저것도 차마 버릴 수가 없다 지나보니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슬픈 것도 기쁜 것도 마음의 재산 빛은 바랬지만 삶을 고스란히 채워준 지워지지 않는 발자국이었다.
아궁이의 소중한 추억 고 희 숙 흙내음과 나무향이 부등켜 안고 고향의 냄새로 부르는 그리운 옛집의 소중한 추억 부뚜막에 놓인 그을린 솥단지 정겨움이 묻어나는 정지간 구수한 밥 뜸 내음 노릇노릇 누룽지 맛이 그립다 아궁이에 장작불 지펴 밥 짓고 부지깽이로 남은 숯불 모아 입가에 검댕 묻혀가며 먹던 군고구마와 국자 속 달고나 잊을 수 없는 추억의 맛 이젠 돌이킬 수 없는 지난 맛이지만 아궁이 속 불씨처럼 꺼지지 않는 잔불로 남아 나의 삶을 조금씩 따뜻하게 익혀가고 있다.
지금이 좋다 고 희 숙 그 전엔 몰랐다 진짜 아무것도 몰랐다 삶이 무엇인지?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지... 그 전엔 안 보였다 봄볕에 흙덩이 밀쳐들고 올라오는 풀 한포기에 담긴 위대함도... 열심히 산 하루의 모퉁이에서 해넘이의 아름다움에 왜 눈물이 나는지도... 그냥 그런 줄만 알았다 중년인 듯 노년인 듯 60고개를 넘어 늦은 듯도 싶고 이른 듯도 싶은 나이... 부모님도 떠나고 아들, 딸 녀석도 제 살길 찾아가니 삶은 강물처럼 흘러가는 것인 줄... 조금은 보인다. 진한 생명력의 이름 모를 잡초에서... 힘겹게 주운 파지를 리어카에 실고 가는 할머니에게서 지금 어디쯤 와있고 또 어디로 가야 하는지... 어제의 사소함이 새롭게 다가오고 지나감이 소중함으로 다시 보여 지는 지금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지만 삶이 오롯이 익어가는 지금이 좋다.
지워지지 않는 발자국 고 희 숙 새벽부터 내린 비 대지를 적시고 세상의 더러움을 깨끗함으로 씻어내니 씻긴 내 마음에 그리움을 더 합니다 비가 내린 아침 어제의 발자국은 지워졌지만 마음에 각인된 그리움은 그 어떤 빗물에도 지워지지 않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유난히 빗소리가 좋음은 세상을 그 만큼 포용해 나가는 것이고 당신으로 인해 삶의 의미를 조금씩 넓혀가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도 빗길 위에 나만의 발자국을 그려 봅니다
추억은 정지된 인생 고희숙 흐르는 세월 속에 청춘은 멈춰지지 않고 고운 순간은 추억만 남기고 떠나 그리움이 영혼을 헤집어 울릴 때 잔주름 갈피에 서러움만 쌓여간다 늦지도 빠르지도 않게 똑같은 하루를 나눠먹는 시간인데 나의 시간은 어이 이리도 빨리 가나 정지된 영상으로 살아난 어제처럼 오늘도 또 다른 영상으로 재생되어 추억의 창고에 쌓이겠지. 그리움이 밀물처럼 밀려오는 날 한 장 한 장 꺼내어 웃음지어야 겠다.
이름이란 고 희 숙 누군가의 얼굴입니다. 누군가의 여정이 차곡차곡 쌓인 인생입니다. 이름만 생각해도 그 사람이 저절로 떠올려 지는 것은 이름 속에 사소한 기억까지도 저장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열살의 꼬마도 백세의 어르신도 이름만 들으면 살아온 만큼의 시간이 스르르 풀려나옵니다. 그 속에 당신의 모든 것이 담겨있으니 참으로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똥을 담으면 똥통이 되고 금은보화를 담으면 보석함이 됩니다. 똥을 담는 것도 금은보화를 담는 것도 자신의 몫입니다. 우리는 태어나서 혼자만의 소중한 이름을 받았기에 한걸음 옮길 때마다 이름을 키워가야 합니다. 오늘도 노을은 아름답게 저물어가지만 내일도 모레도 누군가의 가슴에 아름답게 각인될 이름을 그려 봅니다.
창문 투명한 너를 보면 욕심의 때가 덕지덕지 붙은 것 같아 왠지 부끄럽고 한없이 작아진다. 넌 돌팔매에 부서지고 깨어져도 침묵을 지키는데 지나가는 말 한마디에도 힘겨루기 하듯 촉각을 세운다. 길 잃은 폭풍도 따뜻이 안아 넉넉한 햇살의 품으로 돌려보내는데 하나도 둘도 바깥바람으로 돌리며 가슴에 스스로 상처를 준다. 길이 보이지 않는 밤이면 반짝이는 별 그림자로 다리를 놓아 엄마 품속으로 이끄는 넌 낮에도 밤에도 나를 이끄는 등불이다.
겨울나무 고희숙 흰눈은 봄이 아직 멀리 있다 말하지만 나무가 겨울을 참아내는 것은 저만큼 봄이 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겨울나무처럼 기다림을 아는 사람은 지난 시간도 지난 세월도 원망하지 않는다. 다만 또 한번의 시작을 기다릴 뿐...
비워져 있는 것은 고희숙 마음 한 칸이 비워져있는 것은 그리움일까 외로움일까 아니면 빛바랜 추억일까 어느 날 찾아와 가슴을 채워버린 빈자리 채워지지 않는 자리 채울 수 없는 그 자리에 공허만이 똬리 틀고 앉아있다. 쓸쓸한 바람만이 찾는 가을이었다. 잠들어도 잠들어도 꾸어지지 않는 꿈에 밀려왔다 밀려가는 지난날 다시는 보지 못할 사랑이지만 망부석이 되어버린 그리움에 비워진 마음은 등대를 향해 파도를 넘는다.
시(詩)는 고희숙 내 삶 속에 응집된 소망입니다. 풀어헤친 한가닥 추스르면 또 다른 미로가 나타나는 알 수 없는 인생길의 동반자입니다. 한없는 사랑으로 빛나다 어느 순간 깊은 심연에 잠기며 간혹 순결한 미소로 부르는 애인입니다. 용광로보다 뜨거운 열정으로 타올랐다 북극을 얼려버릴 듯 냉정한 얼굴의 헤어 나올 수 없는 깊은 심연(深淵)입니다. 오늘도 목마름에 잡념 속 유영(流泳)하다 퍼뜩 건져 올린 시어(詩語) 한가닥은 먹먹한 가슴을 두드려 소소한 햇살로 피었습니다.
들꽃의 노래 고희숙 귓불을 간질이는 바람의 유혹에 아이도 어른도 접었던 날개를 펴고 한바탕 춤의 향연을 펼친다. 아무도 보아주지 않는 바람에 언덕 숨소리도 넘나들기 힘든 바위틈에 핀 하얀 소금꽃 내주어도내주어도 부족하다 투정부리는 욕심쟁이에 모든 빗장 열어주고 알몸으로 선 꽃 화려하게 포장하진 않았어도 지친 벌과 나비에게 어깨를 내어주며 서로의 온기로 어우러져 빛나는 꽃 순간 바삭거리는 건초로 섰지만 초라함 입지 않는 단아함으로 따뜻함이 그리운 겨울밤을 꺼지지 않는 노래로 물들이고 있다.
엄마 미소 고 희 숙 섬 소녀 학교 갔다 돌아와 깍두기 반찬에 뚝딱 밥그릇을 비울 때면 밥상머리 채우고 앉아 천천히! 천천히! 체할라! 미소로 지켜주시던 엄마 생각 사무치게 그리움으로 밀려오는 날 울컥하는 마음에 큰 숨쉬며 하늘을 향해 고개 들어 눈가에 고인 눈물을 삼키며 무심한 기지개를 켜본다 남는 것 보다 모자란 게 많았던 지난 시간이었지만 진하게 배어있는 미소를 꺼내 볼 때마다 가슴이 뭉클뭉클하다 특별한 날이면 되살아나는 엄마의 미소 속에 잠들고 싶어 오늘밤 마법의 꿈속으로 떠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