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중국 랴오닝성, 일본 가나가와현과 청소년·청년 등 미래세대 관련 교류 협력을 강화하고 정책 공유와 인적교류도 확대하기로 했다. 경기도는 29일 수원 코트야드 메리어트에서 자매결연 지역인 중국 랴오닝성, 일본 가나가와현과 ‘제14회 3지역 우호교류회의’를 개최했다. ‘3지역 우호교류회의’는 한·중·일 지방정부가 주도하는 가장 오랜 역사를 보유한 회의로 자매결연 관계인 경기도·랴오닝성·가나가와현이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해 1996년부터 운영해온 협의체다. 2년마다 각 지역을 순회하며 우호교류회의를 개최해왔으나 지난 13회 회의는 코로나19로 인해 화상회의로 열렸고, 이번 경기도 주최 회의부터 다시 대면회의로 전환했다. 이번 회의에는 염태영 도 경제부지사, 가오타오(高濤) 랴오닝성 부성장, 가가와 지카코(香川智佳子) 가나가와현 국제문화관광국장 등 3지역 고위급 대표를 비롯한 관계 공무원 40여 명이 참석했다. 각 지역은 회의 시작 전 지역 간 양자 회담을 가졌고, 이후 진행된 회의에서는 ‘한·중·일 3지역 미래세대 우호 증진’을 주제로 미래세대 관련 지역별 주요 정책 및 협력 방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공동 합의서’에 서명했다. 합의서에 따라 세
엄격하게 사용이 제한된 사회복지법인·시설의 보조금을 횡령해 자신의 학비로 쓰거나 법인·시설의 건축물을 불법 임대해 수억 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법인 대표 등 17명이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 수사망에 덜미를 잡혔다. 이들이 보조금을 횡령하거나 부당이득으로 편취한 금액은 총 15억 4천만 원에 달했다. 김광덕 경기도 공정특별사법경찰단장은 29일 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월부터 7월까지 관련 제보·탐문 등을 바탕으로 집중 수사한 결과 불법행위가 적발된 사회복지시설(법인) 등 6곳과 시설장, 법인대표 등 17명을 적발해 11명은 검찰에 송치했고, 형사입건한 나머지 6명도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체적 비리 유형을 살펴보면 안양시 A지역아동센터 시설장은 평소 알고 지내던 B씨를 돌봄교사로 허위로 등록한 다음 근무한 것처럼 꾸며 안양시에 인건비 보조금을 교부받았다. B씨에게 급여계좌의 직불카드를 받아 직접 관리하며 현금을 출금해 사용하는 수법(일명 ‘페이백’)으로 약 7년간 315회에 걸쳐 보조금 8천400만 원을 횡령했다. A센터 시설장은 이를 자신의 대학원 학비나 가족의 병원비, 생활비 등 사적 용도로 사용했다. 안양시의
경기도와 경기복지재단이 9월 4일부터 27일까지 최중증 발달장애인 1천500명을 찾아가 전국 최초로 돌봄 실태를 조사한다. 최중증 발달장애인이란 아직 학계·현장 등에서도 별도 합의된 정의가 없을 정도로 실태 파악과 별도 지원 방안이 절실한 상황이다. 도는 지적 장애와 자폐성 장애를 통칭한 발달장애인 가운데 자해·타해 등 도전적 행동으로 시설 이용을 거부하거나 의사소통 등 극심한 발달상 이유로 일상생활이 어려운 인원으로 잠정 정의하고 있다. 도는 다른 발달장애인보다 일상생활·의사소통 등에 큰 제약을 받아 24시간 돌봄이 필요한 최중증 발달장애인의 특성과 돌봄 여건 등을 파악해 ‘경기도형 중증 돌봄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3~6월 발달장애인 조사자 명단 시군 취합 ▲5~6월 조사 방법 등을 선정하기 위한 전문가 회의 및 연구심의회 ▲8월 4일 조사 업무를 수행할 ㈜한국갤럽과 계약 체결 등의 과정을 거쳤다. 도는 지난 8월 21일부터 9월 1일까지 시군에서 취합한 발달장애인 6천333명을 대상으로 보호자에게 장애·환경 특성 등을 묻는 1차 전화 조사를 거쳐 방문 돌봄 실태조사를 수행할 최종 대상 1천500명을 선정한다. 방문 조사는 ㈜한국갤럽을 통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농업인들을 만나 소통하며 “농어촌이 잘 살고 농민이 대접받는 경기도를 만들겠다”라고 밝혔다. 김동연 지사는 24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경기도농민단체협의회(이하 경기농단협) 주최 ‘농담(農談) 토크콘서트’에서 고령화, 인력난, 농업소득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업인들과 만나 경기농업의 가능성과 미래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김동연 지사는 다산 정약용의 3농(農) 정책을 언급하며 “다산 선생께서는 농민들이 상인이나 선비보다 더 편하게, 돈도 많이 벌고 대접받는 그런 농업이 돼야 한다고 하셨는데 저도 경기 농정과 어업에 대해 도정을 어떻게 펼칠까 하는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라며 “민선8기 중 정말 확실하게 할 수 있는 것들을 우선순위로 정해 입체적으로 해봤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도지사 취임 전 전국 농촌을 다니며 농민들을 만났던 경험을 소개하면서 “저의 경험과 여러분 얘기를 통해서 많이 배우고 최대한 여러분과 함께 한 팀으로 농업을 발전시키고, 농어촌 잘 살게 하고 또 농민들이 대접받을 수 있는 그런 경기도가 되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이날 행사에는 경기농단협 대표 및 농업인과 관련 관계기관 등 350여 명이 참석해 경
경기도 인디뮤지션들의 최대 축제인 ‘경기인디뮤직페스티벌 2023(인뮤페 2023)’ 최종 라인업 40팀이 확정됐다. 경기도는 25일 공식 누리집(www.gimf.co.kr)을 통해 지난 11일 발표한 23팀에 이어 ▲전인권 밴드, 카디, 이근형(작은하늘) 등 3팀 ▲인디스땅스 결선에 오른 더 픽스, 사운드힐즈, 왓에버댓민즈, 원디비(1DB), SEMA 등 5팀 ▲오픈 스테이지에 오를 8Train, UN, Funkin Cat, SEESEA, yunji, QUIBBIE, RB, CONG VU, GCM 등 9팀 등 총 40팀을 공개했다. 경기도와 안산시가 주최하고 경기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경기인디뮤직페스티벌 2023’은 인디뮤지션들에게 무대에 설 기회를 제공하고, 인디신(Scene) 선후배 뮤지션을 초청해 관객과 호흡하는 공연이다. 10월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간 안산 ‘와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25일 오후 2시부터 공식(오피셜) 티켓도 판매를 시작했다. 오피셜 티켓은 요일별 1일권이 3만 원으로 인터파크티켓에서 예매할 수 있다. 애초 오피셜 티켓 판매는 1일권만 한정 판매하려 했으나 1일권을 각각 구매 시 발생하는 중복 수수료를 방지하기 위해 2일권과
수원맘카페와 함께하는 여덟 번째 경기기회마켓이 수원시 팔달구에 위치한 경기도청 옛청사에서 오는 26일 열린다. 이번 행사는 한낮 더위를 피해 행사 시간을 오후 3시~7시로 조정했다. 어린이들이 직접 보고 참여할 수 있는 마술, 비눗방울, 풍선아트 등 체험형 공연과 아주대 어쿠스틱 음악동아리 카포, 통기타 가수 제이슨박의 음악 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또한 전문사회자가 진행하는 레크레이션 프로그램을 운영해 가족, 친구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석고 방향제 채색, 바디페인팅, 머그컵 만들기, 반려동물 조명 만들기, 향수․모기기피제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수원맘카페를 통해 모집된 중고 물품 판매자 128팀이 참여해 어린이 의류, 잡화, 장난감 등을 저렴하게 판매하고, 작가 14팀과 소상공인 18팀이 참여해 수공예품과 정성들여 만든 식음료 등을 판매한다. 수원맘카페와 함께하는 경기기회마켓은 중고 물품 거래 활성화를 통해 자원절약으로 탄소중립에 기여하고, 수익금 일부를 도내 차상위 계층에 기부할 예정이다. 김해련 도 자산관리과장은 “주말 오후 아이들과 가족 단위 방문객이 좋아할 만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라면서 “자원재활용과 나눔에 동
경기도는 도내 전 지역에서 오후 2시부터 20분간 을지연습 연계 공습 대비 민방위 훈련을 6년 만에 실시했다. 경기도는 이번 민방위 훈련을 통해 도민들이 실제 비상 상황 발생 시 활용할 수 있는 ‘내 주변 대피소’ 위치를 직접 확인, 체감하고 비상시 행동 요령을 익히는데 목표를 뒀다. 이에 따라 이번 훈련은 적 공격 상황을 가정한 공습경보 발령에 따라 신속하게 가까운 주민대피 장소로 이동, 대피소 내 방독면 착용 및 심폐소생술 교육 등 비상시 국민 행동 요령 교육 등이 실시됐다. 특히 지역별 특성을 반영해 동두천시 등 7개 시군에서는 접경지역 주민대피 특별훈련이 시행됐다. 아울러, 시군별 시범대피소 훈련, 일부 주요 도로에서의 차량 이동통제 훈련 및 긴급차량 길 터주기 훈련 등에 민·관·군·경·소방 4천여 명이 참가해 민방위 대비 태세 능력을 검증했고, 연막탄 등을 활용한 실제 공습 상황 조성 등 실전적 훈련을 실시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이번 민방위 훈련은 6년 만에 재개되는 훈련으로 사전에 현수막, 가로등 현수기, 입간판, 리플릿·포스터 배포, 온라인 홍보 및 각종 방송매체 등을 활용해 훈련내용 및 대피시설 위치 등을 적극 홍보했다.”라며, “평상시에도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경기도와 공공기관 안전관리 책임자들에게 안전사고에 책임지는 자세를 주문하며 사고 예방에 최선을 다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동연 지사는 23일 경기도청에서 도 소속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중대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법정 직무교육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지사는 “최근에 여러 가지 사건사고들이 있었다. 오송지하차도에서 많은 분들이 희생을 당하셨고, 성남 SPC 빵공장에서 끼임사고로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작년에 평택에서도 유사한 사고가 있었는데 또 그런 일이 벌어져서 몹시 안타깝고 마음이 무겁다”며 “오늘 교육은 중대재해와 관련해 우리가 적극적으로 대처하려고 하는 첫 걸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자연재난이나 사회재난, 산업재해를 보면 부끄럽게도 내 책임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고 다 남이나 실무자한테 손가락을 돌리면서 남탓만 한다”며 “개탄스러운 일로 사고예방 의무에 대한 각오를 다지면서 앞장서서 사고에 대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고 강조했다. 이번 교육은 산업안전보건법 제32조(안전보건관리책임자 등에 대한 직무교육)에 따른 것으로 도지사, 부지사, 실·국장, 직속기관·사업소, 소방기관, 의회 등 관리책임자
‘제15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조직위원장 김동연, 집행위원장 장해랑)가 9월 14일부터 21일까지 열린다. 올해 영화제는 14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5일부터 21일까지 CGV 고양 백석과 메가박스 백석벨라시타에서 총 54개국 147편(장편 83편, 단편 64편)의 다큐멘터리를 상영한다. 프로그램 섹션을 개편해 경쟁 부문은 국제경쟁, 프런티어 경쟁, 한국경쟁으로 나눈다. 비경쟁 섹션은 베리테, 다큐픽션, 에세이, 익스팬디드, 기획전으로 구분한다. 특히 익스팬디드 섹션에 상영하는 작품 중 7편은 9월 14일부터 20일까지 민통선 내 위치한 캠프그리브스에서 ‘비(非)극장 프로그램’으로 만나볼 수 있다. 개막식은 9월 14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야외공연장에서 열리며 개막식에 참석하는 도민의 편의를 위해 서울역에서 임진강역까지 운행하는 ‘DMZ평화열차’를 운행한다. 개막작은 칠레의 민주화 운동의 열기를 기록했던 저널리스트가 알츠하이머로 투병하는 과정을 담은 <이터널 메모리(The Eternal Memory)>로 노(老)부부의 깊은 사랑을 보여주면서 칠레의 저널리즘과 민주주의에 대한 부부의 공헌, 그 시대의 유산이 현재에 가지는 의미를 묻는다. 영화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2일 지역 최일선에서 경기도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이·통장들을 만나 격려하고, 경기도와의 협력을 강조했다. 경기도는 22일 경기도청 대강당에서 이장과 통장 3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심전심 통(通)하는 이·통장 아카데미’를 열었다. 이·통장 역량 강화를 위해 대규모 아카데미 형식의 행사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동연 지사는 이 자리에서 “아무리 좋은 뜻과 좋은 의도로 정책을 만들어도 실제로 도민들이 그 내용을 모르거나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모르면 그 정책은 없는 것과 똑같다”라며 “그런 면에서 여기 계신 이장님, 통장님들은 공무원보다 훨씬 중요한 분들이고 제가 펴려고 하는 도정의 성패가 여러분들에게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정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도와 시군과 주민을 연결하는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십사 당부드린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이심전심 통(通)하는 이·통장 아카데미’에서는 민선8기 처음으로 김동연 지사와 도 이·통장들이 모인 만큼 다양한 소통이 이뤄졌다. 이·통장들은 평소 경기도정에 대해 궁금했던 사항에 대해 질문했다. “장기적으로 경기도와 대한민국을 위해 꼭 하고 싶은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을지연습 첫날인 21일 실전 같은 훈련을 당부하며 튼튼한 안보 의지를 밝혔다. 김동연 지사는 21일 오전 경기도청 전시종합상황실에서 열린 ‘2023년 을지연습 최초 상황보고 회의’에서 “최근 여러 가지 사태를 감안해 실전 같은 마음으로 훈련에 임해주시기를 당부드린다”라며 “튼튼한 안보 위에서 경기도가 추진하는 더 큰 평화를 추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보를 좁게 해석하면 외부 또는 외세의 침략으로부터 주권을 지키는 일이 되겠지만 넓은 의미에서 해석하면 도민 안전뿐만 아니라 국민의 삶을 평안히 보장해야 하는 일까지 확대할 수 있다”라며 “기후재난과 팬데믹, 사회재난, 무차별 범죄 등 언제 닥칠지 모르는 다양한 위협에 도민들 위험이 노출돼 있다. 을지연습을 통해서 평소 위기 대응을 강화하는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라고 강조했다. ‘을지연습’은 전쟁, 테러 등 국가비상사태 발생 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도록 범정부 차원에서 전국적으로 실시하는 전시임무 수행능력 향상을 위한 위기관리 비상 대비훈련이다. 을지연습은 21일부터 오는 24일까지 북핵, 화생방, 드론, 미사일 공격 등 다양한 위협을 반영해 실시하는데 경기도 내
경기도와 경기도사회적경제원이 8월 25일 오후 6시까지 사회혁신 사고와 창의성을 발휘하는 청소년 인재 양성을 위한 사회적경제 교육과정 ‘지구를 구하는 유쾌한 사회혁신캠프’에 참여할 청소년동아리를 모집한다. 해당 교육은 청소년이 주변의 사회문제를 발견하고, 사회적경제 방식으로 지속가능한 대안을 마련해 보는 과정으로, 참여형 교육과정(5회, 14시간)과 아이디어공유회(1회, 8시간)로 진행된다. 먼저 참여동아리가 선택한 공간으로 찾아오는 ‘참여형 교육과정’은 사회적경제의 핵심 개념을 활동으로 체득할 수 있는 교육이다. 본인의 삶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사회문제를 찾아내고, 다른 청소년들과 문제를 공감하며, 해결을 위한 실행가능 목표 수립 및 생활 속 해결방안을 친구들과 함께 도출해 보는 과정을 경험하게 된다. 특히 비즈니스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적경제 현장을 체험하고, 기업가와의 만남을 통해 사회를 변화시키는 방법 및 기업가정신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기회다. 이어지는 ‘아이디어 공유회’는 그동안의 교육을 바탕으로 청소년들이 생각하는 사회적경제 모형을 만들어 발표하는 경연의 장(場)이다. 동아리들은 그동안 실생활에서 찾아낸 사회문제들을 정리하고, 해결할 수
지나보니 마음의 재산 고 희 숙 무엇을 담고 살았을까 까맣게 때가 낀 채 기억의 방에 차곡차곡 쌓여진 조각들 흑인지 백인지 마저도 희미한 빛바랜 시간들을 하나씩 꺼내 본다. 재사용할 것인지 아니면 소각해 버려야 하는지 봉투마다 이름을 달고 분리해 간다. 시작할 땐 말끔히 치우리라했는데 왠지 마음뿐이다. 이것도 저것도 차마 버릴 수가 없다 지나보니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슬픈 것도 기쁜 것도 마음의 재산 빛은 바랬지만 삶을 고스란히 채워준 지워지지 않는 발자국이었다.
아궁이의 소중한 추억 고 희 숙 흙내음과 나무향이 부등켜 안고 고향의 냄새로 부르는 그리운 옛집의 소중한 추억 부뚜막에 놓인 그을린 솥단지 정겨움이 묻어나는 정지간 구수한 밥 뜸 내음 노릇노릇 누룽지 맛이 그립다 아궁이에 장작불 지펴 밥 짓고 부지깽이로 남은 숯불 모아 입가에 검댕 묻혀가며 먹던 군고구마와 국자 속 달고나 잊을 수 없는 추억의 맛 이젠 돌이킬 수 없는 지난 맛이지만 아궁이 속 불씨처럼 꺼지지 않는 잔불로 남아 나의 삶을 조금씩 따뜻하게 익혀가고 있다.
지금이 좋다 고 희 숙 그 전엔 몰랐다 진짜 아무것도 몰랐다 삶이 무엇인지?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지... 그 전엔 안 보였다 봄볕에 흙덩이 밀쳐들고 올라오는 풀 한포기에 담긴 위대함도... 열심히 산 하루의 모퉁이에서 해넘이의 아름다움에 왜 눈물이 나는지도... 그냥 그런 줄만 알았다 중년인 듯 노년인 듯 60고개를 넘어 늦은 듯도 싶고 이른 듯도 싶은 나이... 부모님도 떠나고 아들, 딸 녀석도 제 살길 찾아가니 삶은 강물처럼 흘러가는 것인 줄... 조금은 보인다. 진한 생명력의 이름 모를 잡초에서... 힘겹게 주운 파지를 리어카에 실고 가는 할머니에게서 지금 어디쯤 와있고 또 어디로 가야 하는지... 어제의 사소함이 새롭게 다가오고 지나감이 소중함으로 다시 보여 지는 지금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지만 삶이 오롯이 익어가는 지금이 좋다.
지워지지 않는 발자국 고 희 숙 새벽부터 내린 비 대지를 적시고 세상의 더러움을 깨끗함으로 씻어내니 씻긴 내 마음에 그리움을 더 합니다 비가 내린 아침 어제의 발자국은 지워졌지만 마음에 각인된 그리움은 그 어떤 빗물에도 지워지지 않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유난히 빗소리가 좋음은 세상을 그 만큼 포용해 나가는 것이고 당신으로 인해 삶의 의미를 조금씩 넓혀가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도 빗길 위에 나만의 발자국을 그려 봅니다
추억은 정지된 인생 고희숙 흐르는 세월 속에 청춘은 멈춰지지 않고 고운 순간은 추억만 남기고 떠나 그리움이 영혼을 헤집어 울릴 때 잔주름 갈피에 서러움만 쌓여간다 늦지도 빠르지도 않게 똑같은 하루를 나눠먹는 시간인데 나의 시간은 어이 이리도 빨리 가나 정지된 영상으로 살아난 어제처럼 오늘도 또 다른 영상으로 재생되어 추억의 창고에 쌓이겠지. 그리움이 밀물처럼 밀려오는 날 한 장 한 장 꺼내어 웃음지어야 겠다.
이름이란 고 희 숙 누군가의 얼굴입니다. 누군가의 여정이 차곡차곡 쌓인 인생입니다. 이름만 생각해도 그 사람이 저절로 떠올려 지는 것은 이름 속에 사소한 기억까지도 저장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열살의 꼬마도 백세의 어르신도 이름만 들으면 살아온 만큼의 시간이 스르르 풀려나옵니다. 그 속에 당신의 모든 것이 담겨있으니 참으로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똥을 담으면 똥통이 되고 금은보화를 담으면 보석함이 됩니다. 똥을 담는 것도 금은보화를 담는 것도 자신의 몫입니다. 우리는 태어나서 혼자만의 소중한 이름을 받았기에 한걸음 옮길 때마다 이름을 키워가야 합니다. 오늘도 노을은 아름답게 저물어가지만 내일도 모레도 누군가의 가슴에 아름답게 각인될 이름을 그려 봅니다.
창문 투명한 너를 보면 욕심의 때가 덕지덕지 붙은 것 같아 왠지 부끄럽고 한없이 작아진다. 넌 돌팔매에 부서지고 깨어져도 침묵을 지키는데 지나가는 말 한마디에도 힘겨루기 하듯 촉각을 세운다. 길 잃은 폭풍도 따뜻이 안아 넉넉한 햇살의 품으로 돌려보내는데 하나도 둘도 바깥바람으로 돌리며 가슴에 스스로 상처를 준다. 길이 보이지 않는 밤이면 반짝이는 별 그림자로 다리를 놓아 엄마 품속으로 이끄는 넌 낮에도 밤에도 나를 이끄는 등불이다.
겨울나무 고희숙 흰눈은 봄이 아직 멀리 있다 말하지만 나무가 겨울을 참아내는 것은 저만큼 봄이 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겨울나무처럼 기다림을 아는 사람은 지난 시간도 지난 세월도 원망하지 않는다. 다만 또 한번의 시작을 기다릴 뿐...